“일본은 2005년부터 공공공사 품질 확보를 위해 제도를 고친 후 평균 낙찰률이 92% 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. 우리도 발주기관들이 낙찰률을 지금보다 최소 10% 이상 높여 적정공사비를 지급해야 합니다.”

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지난 22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“3년 임기 동안 공공공사의 적정공사비 확보에 전력하겠다”고 밝혔다.

유 회장은 “당초 예산에 적정공사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낙찰률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실제 낙찰하한율은 고정돼 있어 그 부담을 고스란히 건설사가 떠안고 있다”고 지적했다.

실제로 건설업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. 2005년 5.9%였던 건설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0년에 5.0%로 떨어졌고 2015년에는 무려 0.6%까지 곤두박질쳤다. 수익성이 1%에도 못미치는 건설업 수익성은 같은 기간 제조업(5.1%)에 비해 9분의 1 수준이다.

유 회장은 “건설업체의 수익성이 나빠지면 하도급ㆍ자재ㆍ장비업자 등도 줄줄이 어려워지고 건설일용직들의 소득감소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준다”고 말했다.

유 회장은 “특히 중소건설업체가 주로 수주하는 300억원 미만 적격심사낙찰제 대상공사의 공사비 부족문제가 심각하다”고 지적했다. 지난 17년간 적격심사제 낙찰률이 80∼87%대로 고정된 반면 표준시장단가 적용대상 확대, 표준품셈 현실화 등으로 원가율은 올랐다. 올해 100억∼300억원 공사로 확대된 표준시장단가는 실제 시공단가의 88.8% 정도만 반영됐다.

유 회장은 “정부의 사회기반시설(SOC) 투자 축소, 주택규제 강화 등으로 올해 건설수주가 대폭 줄고 건설경기가 향후 2∼3년간 후퇴 국면에 진입할 것”이라며 “리스크 대처 능력이 열악한 영세기업의 경영악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”고 우려했다.

일본 정부는 2005년 ‘공공공사 품질확보 촉진에 관한 법률’을 제정해 저입찰가격 조사제도, 최저제한가격제도 등 이중 삼중의 적정공사비 확보시스템을 구축했다. 이후 낙찰률이 92% 수준으로 회복됐고 100%를 넘는 투찰사례도 늘었다.

유 회장은 “현행 평균 79.1%인 종합심사낙찰제 대상공사의 낙찰률은 90% 수준으로, 적격심사제 공사는 89∼97% 수준으로 각각 10%씩 오르도록 관련 규정을 손봐야 한다”고 강조했다.

유 회장은 또 최근 남해안 배타적경제수역(EEZ)의 바닷모래 채취 문제와 관련, “부산ㆍ울산ㆍ경남 골재 수요량인 연간 1200만㎥만큼 추가로 허가해줘야 한다”며 “정부가 중장기적인 골재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”고 말했다.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올해 남해 EEZ 골재 채취허가량을 수요의 절반인 연간 650만㎥만 허가했다. 또 해수부는 내년 채취허가 분부터는 국책사업용으로 용도를 제한키로 했다.

아울러 유 회장은 △종합-전문 건설사 간 업역 규제 폐지 △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 폐지 △300억원 미만 공사 표준시장단가 적용 영구 배제 △노후 인프라, 생활밀착형 시설사업, 건설 메가프로젝트 발굴 등 신시장 발굴 등 공약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.

[건설경제 보도자료 인용] 김태형기자 kth@